■ 직무 지식을 많이 가진 지원자가 입사 후에 일도 잘할까요?
직무중심 채용이 트렌드라고 합니다. 많은 경영자와 면접관이 직무이해도를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한다고 합니다.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요? 다음 에피소드들을 살펴봅시다.
# 카지노 딜러 선발 사례
국내 유명 카지노에서 딜러를 신입으로 선발할 때 지원자에게 딜링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직무중심 채용으로 딜러를 뽑으려면 딜링 테스트를 실시하면 될 텐데, 왜 하지 않는 걸까요?
회사의 오랜 선발 경험상, 입사할 때 게임의 룰을 알거나 딜링을 할 줄 아는 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딜링은 정상 범위 지능을 가진 사람이 입사해서 두어 달 정도 배우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딜링이 실제 직무와 가장 가까운 과제이긴 하지만, 굳이 선발 장면에서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 통신회사 마케팅 직무 사례
한 통신회사의 마케팅 팀장님이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지원자 중 한 사람이 통신회사의 복잡한 요금 제도와 불만 고객 응대 요령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눈에 띄었습니다. 알고 보니 자사 대리점에서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팀장님은 기대를 갖고 그 지원자를 선발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직원이 갖고 있던 강점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해당 지원자는 대리점 경험 외에는 다른 지원자와 업무 역량이 비슷했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다른 신입 직원들도 모두 그 정도의 직무 지식은 기본으로 갖추게 되었거든요.
위 두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이라 하더라도 입사 후 빠른 시간 내에 학습할 수 있다면 굳이 선발 과정에서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선발 과정에서 평가했다면 신호가 아닌 잡음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 직무 관련 지식은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직무이해도 관련해서는 어떤 종류의 지식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다음 엔지니어 선발 사례가 참고가 될 듯합니다.
# 엔지니어의 전공 지식 평가 사례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면접관 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엔지니어 선발을 하는데 전공 지식을 테스트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면접관 사이에 입장이 갈렸습니다. 한쪽에서는 엔지니어로 일을 하려면 전공을 몰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쪽에서는 전공을 알더라도 어차피 입사해서는 다 새로 배워야 하니 굳이 선발할 때 전공 지식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논의 끝에, 엔지니어로서 입사 후 학습을 제대로 하기 위해 반드시 미리 알고 들어와야 할 "선수지식"을 잘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직무별로 "선수지식"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그걸 제대로 알면 합격, 모르면 불합격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 여러분의 직무중심 채용은 안녕하신가요?
구글은 자사 내 데이터를 분석한 후 성과를 예측하는 강력한 소양 네 가지를 밝혀냈습니다. 종합인지능력, 리더십, 구글다움, 직무 지식입니다. 직무 지식에 대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설명하는 부분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